요즘은 영화에 푹 빠져삽니다.
친구놈들하고 극장에서, 그리고 인터넷 바다에서 건져올린 영화들.
하루에 두편씩은 보고 있는것 같습니다.
최근에 재난, 재앙 영화만 두편을 보았는데, <미스트>와 <클로버필드>입니다.
알 수 없는 괴생명체가 나온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영화인데,
그 괴물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 그리고 영화를 구술해 나가는 법이 다릅니다.

<미스트>는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속에서 무언가 나타나 사람들을 차례로 죽여나가고,
불안감에 휩싸인 마트안의 사람들 속에서 만들어지는 두 집단의 갈등 등을 보여줍니다.
예수쟁이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로 짜증나는 스타일이더군요.
언제 괴물들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불안한 현실속에, 종교적으로 미친 여자 종말론자 때문에
생긴 집단들과 맞서는, 상대적으로 정상적인 집단들이 더 불행한 결말을 맡게 되었던
내용이었습니다. <미스트>의 제목처럼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인간들의 한계를
보여주었기에 결말이 허무하다는 관객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스티븐 킹 감독의 대작이라 평하는 사람들도 있고, 허무한 결말을 맞는 삼류괴물영화라고
혹평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선택하기에 참 어려웠는데,
명작인지 졸작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그 예수쟁이 아줌마가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은 참으로 통쾌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박수도 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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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4일 개봉한 <클로버필드>도 시사회 때 부터 호평과 혹평이 절반정도씩 나눠져있었고,
영화 관련 사이트에서도 관객 평점들이 그리 높지 않더군요. 그 평점들이 영화의 작품성을
완전히 대변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저같은 사람들은
그래도 약간은 귀가 솔깃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먼저 보신 분들의 말씀대로 영화 시작부터 어지럽습니다. 초반 5분은 과장하게 말하면
멀미가 날 지경입니다. 등장 인물이 들고 있는 캠코더 화면으로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전개가 되기 때문에 화면 자체가 상당히 흔들리고 불안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어떤 노부부는
어지러워 죽겠다고 투덜거리시더군요) 하지만 화면 자체가 1인칭 관점으로 자신이 직접 겪는
상황처럼 보이기에 한 눈 팔새 없이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만듭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빌딩만한 괴물이 나타나 보이는 것 모조리 부수고 죽이고 하는 와중에
그 괴물을 상대할 수 있는 능력 -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 을 가진 그 누군가가 또는 그 무엇이
나타나 괴물을 없애버리고 우리를 지켜주어 영웅이 되는 흔해빠진 스토리가 아닌,
내가 직접 그 큰 스케일을 체험하며 놀라고, 두려움에 떨게 하는 신선한 영화였습니다.
괴물이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으며,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제가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괴물과 싸우는 우뢰매, 괴물과 싸우는 착한 괴물,
괴물과 싸우는 영웅들의 영화들은 많이 보아왔습니다. 최근의 <디-워>도 참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제는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는 식상한 생각이 들 수 밖에 없겠지만,
<클로버필드>은 1인칭 관점에서 그 괴물을 체험하는 새로운 느낌을 주었고,
그동안 보아왔던 괴물영화들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면서, 상당히 재미있었고,
무서웠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뉴욕에 살고 있는 친한 형의 말대로, 뉴욕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공포가 더 와닿았을거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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